• 대한축구협회 꼼수,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면 울산HD 망칠 수도...

    2024. 2. 23.

    by. 신박맨

     

    지난 16일 대한축구협회는 긴급임원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는데요. 그리고 나흘 뒤인 20일에 정해성 위원장이 새로운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됐고 10명의 전력강화위원도 모두 바뀌었습니다.

     

    사실 많은 국민들은 대한축구협회 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는데 정몽규 회장 및 임원들은 꼬리 자르듯 전력강화위원회만 물갈이 했을 뿐 협회 고위층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차기 감독 선임과 관련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1. 대한축구협회, K리그 망칠 수도

    이처럼 변화하지 않으려는 축구협회를 뒤로 하고 새로 출범한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서 이번에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능력있는 좋은 감독을 반드시 데려오기를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두 바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새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도 크게 개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미리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외국인 감독이냐, 한국인 감독이냐'를 떠나서 다가오는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아마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타이밍이 좀 애매하다는 느낌이 있는데요. 지난 벤투 감독의 후임을 찾던 과정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대부분 그 사이 다른 팀을 찾아서 현재는 선임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결국 국내 감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데 국내 K리그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아서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정관 제2조를 살펴보더라고 K리그 개막을 앞두고 국내 감독을 차출해서 우리 프로팀들의 한 시즌 농사를 완전히 망치는 것은 협회의 목적과 전혀 맞지 않는 일입니다.

     

     

    2. 외국인 감독들, 한국 감독직에 러브콜

    다소 막막한 느낌이 들던 찰나 놀랍게도 해외 외국인 감독들이 먼저 한국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데요. 먼저는 과거 프리미어 리그에서 뉴캐슬의 감독을 맡았던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차기 감독직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참고로 브루스 감독은 2009년 위건에서 조원희를 영입하기도 했고 2011년에는 선더랜드에서 지동원을 영입했으며 또 2019년에는 뉴캐슬 감독으로 부임해서 직접 영입하지는 않았지만 기성용까지 지도했습니다. 

    영국 매체 '미러'는 브루스 감독의 한국 감독직 의향에 대해서 '브루스 감독은 위르겐 클래스만이 경질된 후 공석이 된 한국의 차기 감독을 맡는 데 관심이 있으며 다음 직장을 위해 해외로 이주하기를 열망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브루스 감독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의 스타 선수 출신 감독까지도 한국을 향한 관심을 드러냈는데요.

     

    과거 바리셀로나에서 과르디올라 감독과 현역으로 중원 콤비로 활약했고 말년에는 아인트호벤에서 박지성, 이영표와 챔스 4강까지 진출했던 필립 코쿠가 대리를 통해 의향을 밝힌 것입니다.

     

    가장 먼저 손을 들었던 브루스 감독은 영국 2부 리그 팀을 1부로 승격시킨 적은 있지만 우승 경험은 한 번도 없는데 코쿠 감독은 첫 감독직을 맡은 아인트호벤에서 5년 동안 3번의 리그 우승을 해서 코쿠 감독이 조금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쿠는 또 선수 시절 히딩크 감독의 지휘를 받았고 한국 선수들과 같이 활약하면서 한국 축구 팬들에게 더 친숙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네델란드 출신 반브롱크호스트 감독, 프랑크 드부어와 베르트 판마르바이크라는 2명의 네덜란드 감독들까지도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첫 예상과는 반대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3. 대한축구협회, 개혁 대신 꼼수?

    그런데 새롭게 선임된 대한축구협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이런 팬들의 기대와는 180도 다른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21일 열린 전략강화위원회 1차 회의를 마친 뒤에 정혜성 위원장은 선정 기준을 발표하며서 8개의 기본 요건을 공개했는데 이는 전술역량, 육성능력, 명분, 경력, 소통능력, 리더십, 코치진 구성, 성적 등을 바탕으로 추가 논의 하겠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기본 요건을 보고 논의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도출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을 구체화하고 또 검증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요? 그런데 정해성 위원장은 3월 21일 전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전 전력강화위원회가 2달 넘게 검증해서 선임하기로 결정한 감독이 클리스만인데 그 절반도 안 되는 시간들을 들여서 어떻게 더 좋은 감독을 데려온다는 말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검증 기간이 짧아지다 보니 외국 감독이 올 가능성은 줄어들고 국내 감독 쪽으로 비중을 둘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초반부터 새로운 전략강화위원회 역시 달라진 것이 없고 정몽규 회장 꼭두각시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명확한 근거까지 있습니다.

     

     

    정몽규 회장이 갑자기 불참을 통보했던 지난 13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 해임과 전력강화위원회의 새로운 위원장이 결정되기도 전에 이석재 부회장이 이미 새 위원장과 감독 선임 방향성이 정해져 있다는 듯한 발언을 한 것입니다.

     

    당시 자리에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동석하고 있었는데도 이석재 부회장은  '정해성 위원장 같은 이런 분들이 전력강화위원장으로 가고 새로운 감독을 한국 사람으로 해서 수순을 밟으면 제가 볼 땐 문제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것입니다. 

    4. 대표팀 홍명보 감독? K리그 울산HD는?

    현재 이석재 부회장 예언처럼 정해성 위원장이 국내 감독을 우선 순위로 선임하려는 모습인데요. 한국인 감독 중에서도 1순위로 언급되는 사람은 울산HD(전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입니다.

     

    홍명보 감독은 과거 축구협회에서 전무이사로 재직했고 울산을 지휘하면서 2시즌 연속 K리그 우승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됐습니다. 그런데 리그 우승팀 울산과 FA컵 우승팀 포항의 경기가 K리그 2024년 시즌 공식 개막전입니다.

     

     

    3월 1일 울산HD 홈에서 열리는데 K리그 개막전이 열흘도 남지 않은 지금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가게 된다면 올 시즌 울산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감독이 개막을 앞두고 사라진다면 그 충격은 상상 이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놀랍게도 축구대표팀 운영 규정 제12조 2항에는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선임한 지도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라는 강제 동원에 가까운 내용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실제로 위의 규정이 활용된 적은 공식적으로 없다고 하지만 K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과거에 이 규정이 활용됐을 것이라고 의심을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2007년에 핌 베어벡 감독이 자진사퇴하자 부산 아이파크에 부임한 지 불과 2주 만에 박성화 감독이 올림픽대표팀을 맡아서 대회에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또, 2011년 대표팀을 맡았던 최강희 감독도 소방수로 급하게 투입된 이후 월드컵 본선 티켓을 확보하자 다시 전북 감독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홍명보 감독에게 위의 규정이 적용되는 것 아닌가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상황입니다.

     

     

    과거 3년 간 FC서울을 맡았던 귀네슈 감독까지 KBS에 먼저 연락해서 의향을 밝히기도 했는데 지금 사람이 없어서 감독을 못 뽑는 상황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3월에 있는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2연전은 솔직히 임시 감독이 와도 충분히 이길 만한 대진이다보니 벌써부터 정식 감독을 데려오려고 K리그에서 무리하게 감독을 빼올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우리나라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개학 전날 방학 숙제를 몰아서 하듯이 급하게 처리하지 말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프로세스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길 바랍니다.